경제인투데이 류현민 기자 | 서울시가 전 세계에서 ‘창업하기 좋은 도시’ 8위에 올랐다. 지난해 조사(9위)에 비해 한 계단 상승한 역대 최고 성적으로 서울의 창업생태계 가치는 2년 연속 톱(TOP)10으로 평가받으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는 미국의 글로벌 창업생태계 평가기관인 ‘스타트업 지놈’(Startup Genome)이 전 세계 300개 도시를 대상으로 6월 12일(파리 현지시간) 발표한 ‘글로벌 창업생태계 보고서 2025’(Global Startup Ecosystem Report 2025)에서 이와 같은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글로벌 창업생태계 보고서 2025'는 세계 100개국 300개 도시의 2022년 7월부터 2024년 12월까지의 2년 6개월간의 실적을 바탕으로 ▴지식축적 ▴자금조달 ▴생태계활동성 ▴시장진출 ▴창의경험 및 인재양성 ▴AI중심전환 등 6개 항목을 평가해 창업생태계 가치 순위를 매긴다.
지난 2022년 글로벌 창업도시 톱10에 처음으로 진입한 서울은 전 세계적인 3고(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현상으로 국내 투자시장이 위축된 2023년에는 12위까지 순위가 밀렸으나 지난해 9위로 반등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다시 역대 최고 순위를 갱신해 창업생태계의 경쟁력 강화를 입증했다. 특히, 아시아 대표 창업 도시로 손꼽히는 싱가포르(9위)와 도쿄(11위)를 제치고 선순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크다.
글로벌 톱10 창업생태계 순위는 1위 실리콘밸리(美), 2위 뉴욕(美), 3위 런던(英), 4위 텔아비브(이스라엘), 공동 5위 보스턴(美)・베이징(中), 7위 LA(美) 순이다.
이번 글로벌 창업생태계 보고서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서울은 지식축적(10점), 자금조달(10점), 생태계활동성(9점), 시장진출(9점), 창의경험 및 인재양성(9점) 등 총 6개 평가항목 중 5개 항목에서 10점 만점 중 9점 이상의 매우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올해 새롭게 신설된 AI중심전환 항목의 경우에는 서울이 AI 응용 분야에서는 강점을 보였으나 오픈 AI와 같은 AI 기술 자체를 핵심 사업모델로 삼는 스타트업 수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 3점을 기록했다.
특히, 10점 만점을 받은 지식축적 항목(세계 1위)과 자금조달 항목(세계 5위, 아시아 1위)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으로 인정받았다. 이에 대해 시는 서울형 R&D 사업 및 자체 펀드 조성을 통해 바이오·인공지능·창조산업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진행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주요 원인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시는 서울형 R&D 사업을 통해 지난 2005년부터 19년간 사업비 총 9,060억원을 투자해 4,018개 과제의 연구 및 기술개발을 지원했다. 최근 5년간 884개의 과제의 성과를 분석한 결과, 기업 매출은 6,396억 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하고 5,957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에도 약 410억 원을 투입해 AI‧바이오‧양자기술‧로봇‧핀테크‧창조산업 등 6대 신성장 산업 기술개발과 기업 성장 및 기술실증 R&D 기술사업화를 지원하고 있다.
시는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미래 혁신성장펀드’를 통해 3조 6천억 원을 조성해 1,538개사에 투자했다. 2023년부터는 ‘서울 비전2030 펀드’를 통해 2025년 5월까지 2조 6,000억 원을 조성했으며 2026년까지 총 5조원을 조성해 유망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함으로써 투자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스타트업 지놈’은 서울 창업생태계 평가에 있어, 스케일업에 성공한 스타트업의 대규모 자금회수(exit)가 ‘시장진출’(2023년 1점→ 2024년 7점 → 2025년 9점) 항목의 비약적인 성장으로 이어져 서울 창업생태계의 순위상승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상위 40개 도시의 생태계에서 대규모 자금회수(exit) 규모가 31% 감소하는 동안 서울의 대규모 자금회수(exit)는 오히려 4% 성장했다.
시는 그간 지속가능한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바이오의료・양자(홍릉), 인공지능(양재), 핀테크(여의도), 로봇(수서), 창조산업(상암) 등 산업별 인프라를 확대해왔다. ‘스타트업 지놈’은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오픈이노베이션, 글로벌 시장진출 지원을 위한 맞춤형 지원 등 혁신적인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적극적인 전방위 창업정책을 추진한 것이 창업생태계 성장을 촉진하는 요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창업인프라) 서울시는 그동안 서울창업허브 공덕, 서울창업허브 M+(마곡), 홍릉 바이오허브, 양재 AI허브 등 권역별 창업거점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1만 6천개 이상의 기업을 키워냈다. 또한 최초의 스타트업 투자 전문시설인 ‘서울창업허브 스케일업센터’를 ‘23년 4월 개관하고, 서울숲 인근에 ’30년까지 글로벌 창업시설인 ‘서울 유니콘 창업허브’를 조성할 계획을 발표하는 등 창업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 서울시는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구축해 대·중견기업 간 기술협력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민간 파트너스사와도 연계해 글로벌 시장 진출·투자유치 등 공동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이를 통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대·중견기업 202개사와 스타트업 1,038개사가 참여했고, 투자유치 3,810건, 신규고용 2,659명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글로벌 시장진출) 현재 시는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베트남, 인도, 싱가폴 등 7개 글로벌 거점에서 현지 입주공간 제공, 시장 분석뿐 아니라 글로벌 협력사와 협력하여 해외 진출을 지원 중이다. 시는 올해 34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국가를 실리콘밸리가 있는 미국, 독일 등 12개국으로 확대하고 총 300여 개 기업의 해외 엑셀러레이팅·현지실증(PoC)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보고서에서는 ▴AI‧빅데이터 분석(AI&Big Data and Analytics) ▴생명과학(Life Sciences) ▴첨단제조업‧로봇산업(Advanced Manufacturing&Robotics) 등을 서울의 창업생태계에서 강세를 보이는 산업 분야로 꼽았다.
한편, 시는 산업 분야별로 기술경쟁력이 있는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자 창업거점을 조성해 운영 중이다. 창업공간 지원, 교육·멘토링 프로그램 등 창업지원 체계 확립을 통해 미래 주도 신산업 기술 창업을 적극 지원하며 창업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인공지능) 시는 지난해 5월 AI 교육·연구 핵심시설인 ‘서울 AI 허브(메인센터)’를 개관했다. ‘서울 AI 허브’는 AI 스타트업 입주공간 제공, 국내외 네트워킹, AI 전문인재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 등 서울 AI 산업 육성의 거점 역할을 한다.
(바이오) 지난해 4월에는 바이오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관문이 될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를 개관했다. 시는 BMS, 노바티스 등 해외 유망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글로벌 진출지원을 확대하고 바이오 스타트업과 병원, 대·중견기업 협력을 통한 기술 연구·사업화 지원을 강화하는 등 홍릉을 글로벌 바이오·의료 클러스터로 육성하기 위한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로봇) 지역수요와 로봇기술을 결합한 스마트로봇존 개발, 실외 이동로봇 기반 로봇서비스 모델 개발을 통해 수요 기반 로봇서비스의 선도적 개발·적용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로봇 성장펀드, 현장 실증사업 지원 등 사업화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로봇벤처 종합앵커시설인 ‘서울로봇테크센터’ 조성을 2027년 착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주용태 서울시 경제실장은 “전 세계적인 경제불황과 투자 위축 등 대내외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해 역대 최고 순위인 9위에 선정된 지 1년 만에 다시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라며, “도시의 생명력과 미래 발전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창업 지수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만큼, 2030년까지 글로벌 톱5 창업 도시로 도약하고, 유니콘 기업 50개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AI, 바이오, 로봇, 양자, 핀테크 등 혁신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하고, 국내외 창업생태계 교류 협력을 강화하는 등 서울 창업생태계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쉼 없이 달리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