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투데이 류현민 기자 | 전 세계 95개국에서 1,210편이 출품된 ‘2025 제주 AI국제필름 페스티벌’이 8일 오후 5시 30분 제주문예회관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인공지능(AI) 기술과 문화예술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마련된 이번 영화제는 제주특별자치도 주최, 제주콘텐츠진흥원(원장 강민부) 주관으로 열렸다.
유네스코(UNESCO)를 비롯해 각국 대사관, 어도비(Adobe)·구글 클라우드·네이버 클라우드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과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이 참여해 국제적 관심을 보였다.
제주도 AI 아나운서 ‘제이나(J-NA)’와 정정우 아나운서가 진행한 개막식에서는 공식 트레일러 상영과 레이저 퍼포먼스가 펼쳐져 800여 명의 참석자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개막식 하이라이트는 ‘글로벌 AI 영상공모전’ 대상작인 프랑스 엘리엇 오를리에(Eliott HOURLIER) 감독의 ‘에볼루션(Evolution)’ 상영이었다.
인류 확장으로 파괴된 자연에서 오락거리로 전락한 사이버네틱 동물왕국 속에서 자신의 새끼를 보호하려는 어미 고릴라의 고향 찾기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했다.
공모전에서는 대상작을 비롯해 총 18편이 선정됐다. 최우수상을 받은 이란 감독 코멜 소헤일리의 ‘원 후 워치스(One Who Watches)’와 싱가포르 감독 조 팬의 ‘디몬스 인 더 하트(Demons In The Heart)’ 등 수상작들도 함께 소개됐다.
자국 감독들의 최우수상 수상을 축하하는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와 에릭 테오 주한 싱가포르 대사를 비롯해 진건군 주제주 중국 총영사, 이케다 요오이치 주제주 일본 총영사 등이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조르디 파스쿠엘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문화분과 담당자도 축하 메시지를 전해 이번 영화제의 국제적 관심을 확인시켰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제주 출신 영화감독 양윤호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은 심사평을 통해“동서양 작품들이‘AI 시대, 인간은 무엇을 느끼고 표현하는가’라는 공통된 질문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 뛰어난 작가정신의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심사위원으로는 이승무(한국예술종합학교 A&T랩 연구소장), 전혜정(런던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장), 사무엘 로르카(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 임석진(영화감독, AI디지털 미디어센터) 등이 참여했다.
AI 전문가 초청작 2편도 상영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A&T랩의 ‘바람, 꿈’은 제주 신화를 소재로 제작됐고, 김일동 작가(미디어아티스트)의 ‘I’m PoPo’는 AI로봇 포포의 휴머니즘을 그려냈다.
두 작품 모두 감독과의 대화(GV)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AI기술을 활용한 영화 제작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오영훈 지사는 “AI가 예술의 언어로 말하며 인간의 상상력과 공감의 세계를 확장해주는 새로운 존재로 자리 잡은 지금, 이번 영화제는 AI와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상상력을 실현하는 무대”라면서 “문화의 섬 제주가 AI 콘텐츠의 허브로 도약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제주도는 세계 청년 창작자들을 연결하는 융합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10일까지 사흘간 이어질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다양한 상영작과 포럼,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AI 영상 제작 기법과 최신 기술 동향을 공유하며, 국내외 창작자들 간의 네트워킹과 협업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